그동안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연인끼리, 친구끼리 다니는 여행은 제약사항이 많지 않지만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것은 꽤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거나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니는 여행의 경로를 공유하면 어떨까 싶어 적어본다.
◆ 일자 : 2017년 7월 8일 ~ 9일
◆ 숙소 : 마산관광호텔 (체크인나우 앱 이용, 인터파크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그런지 실수로 예약했던 것에 대한 취소도 쉬운 편)
### 숙소는 앞으로는 꼭 "저녁식사 위치"를 감안해야겠다. 내가 일류호텔에서 묵지 않을 바에야 다 비슷비슷한데 굳이 뷰 따위에...
◆ 들른 곳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흙담/와당 - 창원컨벤션센터(CECO) 아트페어 - 오동동 문화거리(창동예술촌) - 진동 고현마을 - 의령시장
◆ 먹은 곳 : 흙담(한정식★★) - 고향아구찜(건아구찜★★★★) - 청용횟집(미더덕덮밥★★★★★) - 의령 망개떡(★★★★)
창원
최초 난 "창원"이라는 곳, 특히 마창진이 합쳐지기 전인 창원에 집중하여 여행을 기획했다.
그런데 2017년 6월말로 시티투어버스도 중지되고 몇몇 유적지나 공원을 찾아도 마음이 끌리는 곳이 없었다. 생활권이 거의 같은 마산, 진해가 아니라면 관광지로써의 매력은 거의 없거나 관광자원이 아닌 산업자원으로 먹고 사는 지역의 특성상 굳이 관광 이야깃거리를 만들 노력을 하지 않는 듯 싶다. 100만이 넘는 도시이고 경제규모로는 대전보다 크다하니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여튼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에 복잡함을 감수하며 갈, 내가 아니고... 산업 출장지인 창원 도심지에 일이 아니고서야 갈 일이 없으니 구 마산시쪽이 아니면 크게 끌리는 것이 없었다.
블로그를 보면 이렇게 추천하는 듯 하다.
진해 -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루
창원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창원의 집(순흥 안씨 고가/전 경남도지사 관사), 마금산 온천, 주남저수지
마산 - 창동 예술촌, 부림시장(625떡볶이 등), 오동동 통술거리, 마산어시장
이 중 아이와 함께 비오는 날, 딱 여기야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은 "체험"정도는 껴있어야 아이와 움직이기 좋으니 몇번의 검색으로 첫 다다르기로 한 곳은 김해 진례에 위치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되겠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창원과 더 인접하였고 김해 시내 쪽에선 좀 외곽인 진례에 위치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마치 서울권에서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 여주 등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여진다. 나름 도자기로 유명한 김해라는 것이지!!
역시나 이곳은 아이의 도자기체험이 있기에 선택하였으나 어른들을 위한 미술관의 수준이나 옥외공간도 꽤 좋았다.
다만 여러 여건상 개인적 방문이 아닌 단체방문이 주를 이루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 관공서와 비슷한 느낌이라 여러체험에 대한 스케줄링이 제대로 안되어 한가지 체험으로 반나절을 소진하게 된다.
10시 오픈, 잠시 전시보고 10시20분까지 도자기체험관 가야 오전에 도자기만들기 체험, 만들고나서 11시 5분에 뛰어서 키친아트체험관 갔지만 11시까지만 오전 접수받는다며 1시이후에 오라고... ㅠㅠ 하루종일 있는거 아니고서야 왠지 미술관 스케줄에 나를 맞추는 느낌...
여튼 잠시 전시 보다가 도자기체험하고 다시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는 애매한 스케줄이었다.
그럼에도 좋았다. ㅎ
흙담, 와당
2층에서 한정식 먹고 3층에서 차를 먹었다. 꽤 오랜 시간을 지인과 함께 있었는데 아이는 좀 지루해해서 아쉬웠다. 서울에서도 잘 안 먹는 한정식을 지인 덕에 이곳까지 내려와 먹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미락원(가자미쑥국 or 추어탕)이나 진례시장에 가서 국밥 한그릇 먹기를 생각하였으나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 장소 자체는 김해시 건축상까지 받은 장소이고 기본 테마가 되는 블럭 디자인과 조금은 묘한 조경요소들은 놓았지만 외부인들에게는 좋은 초대 장소일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난 추어탕 세그릇 먹는게 더 낫다.
창원컨벤션센터(CECO) 아트페어
서울에서도 안가봤던 아트페어를 창원에서... ㅋ 의외의 반전은 이제 초1이 되었다고 미술품을 감상하는 아이 덕에 정말 잘 들른 곳이 되었다.
고향아구찜 - 건아구찜
우리 마눌님의 이번 여행 목적은 이것, 건아구찜이었다. 일반 아구찜은 서울의 흔한 음식이고 건아구 또한 사고자한다면 살 수 있는 것인데 집에서 하지않는 한 건아구찜은 마산만의 음식이 아닐까 싶다.
매운 것을 전혀 못 먹는 아이도 쫀쫀한 식감의 소리(씹는 소리)를 듣고 자기도 먹어본다고 먹더니 여행내내 아구찜 타령이 되었다.
아구찜은 먹었지만 아구찜골목이 위치한 오동동거리와 창동 예술촌 골목을 돌아다니지 못 한 것은 아쉬웠다. 비가 오는 속에서의 여행은 아이와 함께는 꽤 힘들긴 하다.
게다가 숙소도 지도상으론 가깝지만 아이와 비오는 길을 걷는 건 그리 쉽지 않다. 다음엔 꼭 저녁식사 위치 주변 숙소를 얻어야겠다.
진동 고현마을 청용횟집
미더덕덮밥이 백종원이 또 다녀간 모양이다. 이층횟집...
지난주에 난 월요일 정기휴일이었던 이층횟집 대신 갔었던 청용횟집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 다시 갔다.
역시나 최고!!!
밖에 나와 정자에 앉아 아이와 노니는 동안, 이층횟집 사장님도 쉬고 계셔서 함께 이야기를 꽤 오랫동안 나누며 처음 미더덕덮밥을 개발했던 이야기, 주변도 대부분 이층인데 왜 이층횟집이라고 이름 지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음식과 미더덕에 대한 자부심 등을 들으며 재미나다 생각했다. 비록 이층횟집에서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이런 이야기는 참 정겹다.
청용횟집은 예전 로드뷰를 보면 이층횟집과 붙어 있는 옆집이었는데 현재의 집으로 옮기면서 "신"이라고 붙었지만 지난주에도 그렇고 이곳 또한 동네분들이 자주가는 횟집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층횟집은 워낙 유명하니 외지인 위주, 청용횟집은 현지인 위주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평일이었던 지난주와 일요일인 이번에도 가만히 지켜보니 현지인들은 둘 다 잘 가는 듯 하다. 여튼 다음에 오면 이층횟집도 들러볼까 한다. 백종원만 안 다녀갔으면 좋을텐데.... 워낙 백종원 이미지가 안좋아서...(실패를 너무 많이 함, 백종원이 맛있다고 하면 난 달아서 맛없음)
의령시장 망개떡
난 개인적으로 찹쌀떡 종류를 좋아하지않는다. 찐득한 식감과 기름진 탄수화물의 느낌이 좋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망개떡을 보여주면 "난 안먹어"했기 때문에 작년에 처음 먹었다. 그런데....
망개떡은 겉보기엔 찹쌀떡이지만 맵쌀떡인 절편 등과 오묘한 중간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을 작년에 알게 되면서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
망개떡을 먹으려면 함께 찐 망개잎을 벗겨낼 때 느끼는 묘한 향과 소금맛? 그리고 하얀 속살의 쫀득함과 많지않게 들어있는 팥의 조화란!!!!!
망개떡은 내가 알고 있던 작년에 처음 경험했던 집과 주변 상인들께 물어본 집, 두 집의 망개떡을 구매하였다. 조금 맛이 다르다. 찹쌀떡을 좋아하는 사람은 김가네라는 곳이 나을 수도 있지만, 나만 좀 운이 나빴을 수 있겠지만, 김가네는 난 별로였다.
사진에서와 같이 기다리는 사람은 그 앞집인 의령소바 본점에 소바를 먹겠다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행여 배고팠다면 나도 먹어볼 수도 있지만 7~8천원 소바은 서울에도 쎄고쎘다. 걍 체인점에서 먹을랜다.
혹시나 의령을 또 방문한다면 망개떡은 또 살꺼고 소바는 생각없고 식사를 한다면 소고기국밥 정도 먹고 오지않을까 싶다. 기다리지 않는 식당이나 시장통에 있는 곳에서 말이다.
### 참고로 망개잎은 사투리이고 표준어로는 청미래덩굴 잎이다. 처음 봤을 때도 "이건 청미래덩굴 잎 하고 비슷하게 생겼네?" 했는데 실제로도 그렇더라는... 청미래덩굴은 전국의 야산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과 같이 쪄내니 청미래덩굴 잎이 푸르른 여름철이 제철인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그러했고 요즘엔 여름에 채취한 청미래덩굴 잎을 염장하여 보관하였다가 겨울에도 쪄내니 사시사철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겨울에 먹었던, 그리고 이번에도 약간의 소금맛을 느낀 것은 올해 딴 청미래덩굴이 아닌 염장한 청미래덩굴 잎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제철에 만들면 상쾌한 사과맛이 난다 하는데 제철에 쪄진 망개떡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여행 후기
창원 나들이라고 하기엔 좀 창피한 여행이 되었다. 창원에서 들를 곳을 못 찾다보니 김해, (구)마산, 의령 이야기만 써 있는 꼴이다.
창원에 사시는 분들이 혹시 이 블로그를 보신다면 정말 저에게 비오는 날 가족여행으로 적합한 창원을 소개해주시길 빌어본다. 창원은 나에게 아직까진 산업도시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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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못 들러 아쉬웠던 장소
만날고개
팔월 열이레날 평소 보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는 고개라... 이야깃거리 때문에라도 들르고 싶구려...
저도 연륙교
섬과 잇는 다리인데 새로운 다리가 놓이며 기존 다리를 인도로 건너게 하여 2017년 4월?에 오픈했고 9월부터는 유료화하겠다고 함, 이번에 못 가서 아쉽다 해도 다음에 딱히 가고싶진 않지만, 노력하는 자치단체에 관광객으로써 시늉이라도... 뭐... 드라마에라도 나오면 또 확 뜨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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